당첨자 명단 (5쌍)
김*연 / 010-4066-71**
이*석 / 010-5274-52**
장*호 / 010-9799-95**
이*현 / 010-3083-77**
이*표 / 010-8242-68**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함 中 한 글자와 전화번호 뒷자리 두자리를 *표로 표기합니다.
당첨자 분들께는 공연 주최측에서 개별 연락 갈 예정입니다)
티켓은 1인당 2 매가 제공됩니다.
** 신분증을 지참하시고 공연장에 가셔서 본인 확인 후 직접 티켓을 수령해 주세요.
** 초대권은 절대로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판매하실 수 없습니다.
** 공연을 보고 오신 후, 공연에 대한 후기도 많이 남겨주세요.
1. 일시 : 2013년 9월 24일 (화) 저녁 8시
2.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 초대인원 : 5쌍 (1인 2매, 총 10매)
4. 작품설명 :
프랑스 관현악의 선두주자, 정명훈의 음악적 분신 라디오 프랑스 필
2007년에 이어 6년 만에 세 번째 내한공연
파리 오케스트라와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인 라디오 프랑스 필이 6년 만에 세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2002, 2007 내한 오케스트라 투어 / 2004년 국립오페라 ‘카르멘’ 내한 반주 제외) 천의무봉의 매끄러운 하모니로 대표되는 라디오 프랑스 필의 사운드는 독일 출신의 깐깐한 거장 마레크 야놉스키의 영도 아래 촘촘하게 채워져서 세계 A급 지휘자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2000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은 정명훈 역시 '프랑스에서는 기능적으로 완벽한 오케스트라'라는 평가를 내리면서 두 차례 내한 투어를 통해 청중의 머리에서나 그려졌던 절정의 조합을 눈앞에 실현시켰다. 자신의 음악적 분신을 바로 라디오 프랑스 필이라 칭하는 정명훈과 악단이 한국을 찾는다.
프랑스의 교향악은 빛과 색채로 가득해서 음의 팔레트 위에 그려진 그림으로도 칭해진다. 섬세하고 몽환적인 동시에 목관 악기의 관능과 폭포수처럼 흩어지는 금관 악기의 생동감은 정명훈의 장기이자 라디오 프랑스 필의 트레이드 마크다. 프랑스 음악의 스페셜리스트 정명훈, 그리고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는 변별되는 라디오 프랑스 필 특유의 향취를 만끽할 프로그램은 협연자 없이 올 심포닉 피스로 구성됐다.
첫 날의 하이라이트는 정명훈의 드라마틱한 해석이 빛나는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이다. 2007년 내한 공연 최대의 히트작이자 바스티유 오페라 시절 레코딩을 통해 전세계 팬을 사로잡았던 그 레퍼토리다. 일본 관객들이 광적으로 열광하는 정명훈의 휘황찬란한 비팅을 만끽 할 수 있다. 이튿날엔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으로 절정을 맞이한다. 심장의 박동을 바꿔놓는 듯 숨을 죄어오는 정명훈의 카리스마와 그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의 순발력이 청중의 가슴을 쓸어내릴 것이다. 1996년 런던 심포니와 내한때 보인 이후 17년 만의 ‘오르간’ 교향곡 지휘다.
*지휘자 : 정명훈 (Myung-Whun Chung)
세계 정상의 지휘자 정명훈은 1974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5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뉴욕 매네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78년 거장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가 상임지휘자로 재직하던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지휘자로 새로운 음악인생을 시작한다. 이후 정명훈은 84년 독일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1990)로서 마에스트로의 길을 걷게 된다. 오페라 지휘에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8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시몬 보카네그라'로 데뷔한 이후 89년부터 92년까지 피렌체 테아트로 코뮤날레의 수석객원지휘자를 역임하고, 89-94년까지 파리 오페라 바스티유 음악감독을 지냈다. 정명훈은 그동안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런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등을 지휘했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파리 바스티유를 비롯한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지휘했다. 1990년부터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전속 아티스트로서 20여 장의 음반을 레코딩하며 음반상을 휩쓸었으며, 특히, '사중주를 위한 협주곡'을 그에게 헌정하기까지 한 메시앙의 음반들('투랑갈릴라 교향곡', '피안의 빛', '그리스도의 승천' 등)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베르디의 '오텔로', 쇼스타코비치의 '므첸스크의 맥베드 부인' 등은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88년 이탈리아 비평가들이 선정한 ‘아비아티 상’과 이듬해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상‘을 받았으며, 91년 프랑스 극장 및 비평가 협회의 ’올해의 아티스트 상‘, 92년 프랑스 정부의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95년 프랑스에서 ’브루노 발터 상‘과, 프랑스 음악인들이 선정하는 ’음악의 승리상‘에서 최고의 지휘자상을 포함 3개 부문을 석권한 데 이어, 03년에 다시 이 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95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가진 일본 데뷔 공연으로 '올해 최고의 연주회'에 선정된 이래, 이듬해 런던 심포니 공연 역시 최고의 공연으로 기록되었으며, 01년 도쿄 필하모닉의 특별예술고문 취임 연주회 등 열광적인 찬사와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에서 95년 유네스코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는 정명훈은 음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문화훈장인 ‘금관 훈장’을 받았고, 96년 한국 명예 문화대사로 임명되어 활동한 바 있다. 02년 국내 방송사에서 실시한 문화예술부문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음악분야 최고의 대표예술인으로 선정되었다. 프랑스 '르 몽드'지가 ‘영적인 지휘자’라고 극찬한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97년 아시안 필을 창단하여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았고, 같은 해 가을부터 05년까지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 00년 5월부터 프랑스의 라디오 프랑스 필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01년 4월부터 도쿄 필하모닉의 특별예술고문을 맡고 있으며,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05년 예술고문으로, 06년부터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 라디오 프랑스 필(Orchestra :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라디오 프랑스 필은 국립 오케스트라(National Orchestra), 리릭 오케스트라(Lyric Orchestra), 프랑스 라디오 체임버 오케스트라(Chamber Orchestra of the French Radio)와 더불어 1930년대에 창단되었던, 라디오 프랑스 필의 시초인 프랑스 국립 라디오 방송공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Philharmonic Orchestra of the French National Radio Broadcasting Company)가 전신이다. 현재의 라디오 프랑스 필(1989년 까지는 Nouvel Orchestre Philharmonique 라고 명칭)은 1976년, 당시 뉴욕 필하모닉과 런던 BBC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으로 있었던 피에르 불레즈의 영향을 받아 재정비되었다.
라디오 프랑스 필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전주의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레퍼토리를 다양한 형태로 연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140명 규모의 단원들은 일제히 여러 개의 작은 앙상블로 나뉘기도 하고, 동시에 체임버 오케스트라, 대규모 오케스트라로의 편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라디오 프랑스 필은 폭넓고 다양하면서 독창적인 프로그램들을 콘서트와 라디오 방송에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주요 연주장소는 Pleyel concert hall, the Olivier Messiaen concert hall, the Cite de la Musique, Chatelet Theatre 등이다.
라디오 프랑스 필 오케스트라의 대규모 공연은 주로 2006년 9월에 재단장한 Pleyel 콘서트 홀에서 있다. 그 홀에서 기획되는 20개가 넘는 프로그램에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참여하고 있다. 라디오 프랑스의 Olivier Messiaen hall에서는 희귀 작이나 현대적인 음악들을 연주한다. The Cite de la Musique 에서는 그곳의 주제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정명훈과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000년 5월부터 함께 연주해 왔으며 동안 여러차례 아시아, 미국에 이어 유럽 투어공연을 마쳤고 빈의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 기획공연에 초청받았으며, 독일을 비롯해 미국 카네기홀 및 첫 시카고 공연 등을 수행했다. 정명훈 외에도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피에르 불레즈 등 최고의 지휘자들과 연주했으며, 구스타보 두다멜, 미코 프랑크, 알란 길버트, 파보 예르비, 필립 조르당, 카즈시 오노, 파스칼 로페, 투간 소키에프 등 새 세대의 뛰어나 지휘자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마레크 야놉스키와 바그너를 함께 했다.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엘리아후 인발, 아르맹 조르당, 레너드 슬래트킨 등과는 더욱 각별한 관계이다. 뿐만 아니라 폴 맥 크리슈와 톤 코프만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고전주의 음악의 원전연주를 시도했다.
활발한 레코딩 작업으로도 유명한 라디오 프랑스 필 오케스트라는 도이치 그라모폰, EMI, 버진클래식, 데카, Naive, BMG-Sony와 레코딩을 진행했다.
■ 역대음악감독
Eugene Bigot (1949-1965)
Charles Bruck (1965-1970)
Gilbert Amy (1976-1981)
Marek Janowski (1984-2000)
Myung-Whun Chung (2000-2015)
Mikko Franck (2015-)
TIPS
- 전임 감독 마레크 야놉스키가 말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
나는 1984년부터 2000년까지 16년 동안 라디오 프랑스를 이끌면서 오케스트라의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국영방송에 속한 만큼, 당시의 오케스트라 구성은 다분히 관료적인 형태였으므로 오케스트라의 성장에는 걸림돌이 많았다. 음악에만 집중할 수 없는 구조였다. 다행히 이런 행정적인 어려움을 타개하며 동시에 독일의 전통적 교향곡 레퍼토리들을 차례차례 연주해냈다. 오케스트라에게 큰 도전과 같은 레퍼토리들을 차례대로 섭렵해 나간 것이다. 라디오 프랑스는 점점 기복이 심하지 않고, 어떤 레퍼토리에도 꽤 괜찮은 연주를 하는 오케스트라가 되어갔다. 이어 지휘봉을 건네받은 정명훈은 음악적 마법을 불러일으키며 라디오 프랑스 필에 예술적 영혼을 불어넣었다. 이제 라디오 프랑스 필은 내가 있던 시절보다 더 큰 명성에 빛나는 명실상부한 프랑스 최고의 오케스트라이자 유럽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을 가진 오케스트라가 되었다. 뿌듯한 마음이 든다.
13년이라는 시간동안 한 번도 라디오 프랑스 필에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떠났으므로 미련이 없었다. 옛 마에스트로와의 해후, 라는 표현은 진부하고 게다가 단원들의 절반 이상이 바뀌었으므로 그닥 걸맞지 않다. 나 역시 13년 전과 많이 달라졌고, 오케스트라 역시 많이 달라졌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악장 스베틀린 루세프를 비롯, 많은 젊은 음악가들이 입단했고 보다 안정적인 실력과 날카로운 정확도를 가진 오케스트라로 거듭났다.
-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개성, 행복한 유대
글 테라니시 도모유키 (음악 평론가)
정명훈이 라디오 프랑스 필에 취임한 것이 2000년, 이제 13년여가 되어간다. 예전과 달리, 한 지휘자가 하나의 오케스트라에 자리를 잡아 차분히 조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점점 사라지게 되어 버린 오늘날, 12년이라는 기간은 상당한 세월이라고 해도 좋다. 지금까지 여러 오케스트라의 요리사를 역임한 정명훈에게도 이 정도 긴 기간 동안 하나의 지위에 머물렀던 것은 전례가 없다. 그것이 바로 라디오 프랑스 필과의 궁합이 얼마나 좋은지 말할 수 있는 근거이다. 정명훈이 라디오 프랑스 필을 지휘할 때, 지휘자의 개성과 오케스트라의 개성이 참 행복하게 연결된다. 무엇인가를 견인하는 듯한 구심점으로서의 정명훈의 열띤 음악 만들기는 라디오 프랑스 필 특유의 색채감과 감각과 만나 그야 말로 오케스트라의 기능성을 한창 꽃피게 한다. 기능적으로 서로를 녹여내다 보면 집중과 진장 속에서 색상의 변화와 빛나는 반짝임 같은 독특한 분위기가 감도는 세계가 이들 간에 일어난다. 양자의 특성이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특성은 이번 아시아 투어에 더욱 심화되어 나타날 것으로 본다. 프로그램이 이들 콤비의 연주를 듣기에 어울리는 명곡들로만 선택되었다. 베를리오즈 ‘로마의 카니발’ 서곡에서의 화려한 약동감, '환상 교향곡'에서의 드라마틱한 열정, 비제 '카르멘'모음곡에서의 농후한 색채감,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에서의 장려한 울림. 정명훈과 라디오 프랑스 필의 매력이 가득한 라인업이다. 정명훈의 민첩한 비트에 따라 움직이는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울림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
*라디오 프랑스 필에 관하여
개성과 미래를 사랑하는 우리는 파리지앵이어라
글 이영진 (의사, 음악칼럼니스트)
활을 한번 그어댈 때도, 리드나 취구에 숨을 한번 불어넣을 때도, 참으로 멋스럽게 한다. 그들은 파리지앵답게 개성과 자유를 사랑한다. 시선을 항시 미래를 향하여 열어두고 있다. 연주회장과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웹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감각적인 모습을 뽐낸다. 프랑스 파리를 거점으로 삼고 있는 유럽 굴지의 탑 클래스 앙상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말함이다.
태초에 전파가 있었으니. 1897년 에펠탑 3층에서 실험적으로 라디오 방송을 시도한 것으로 발동한 프랑스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라디오 프랑스는 1940년대를 전후하여 두 팀의 오케스트라를 출범시켰다. 1937년 설립된 방송교향악단(Orchestre Radio-Symphonique)과 1941년 설립된 라디오 리리크 오케스트라(Orchestre Radio-lyrique)가 그들. 둘 다 현재의 라디오 프랑스 필의 배아가 되는 단체였다. 방송교향악단의 경우, 창단 초기부터 세계 제2차 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표류하다 종전후인 1947년에 가서야 외젠 비고(1888-1965)를 초대 수석 지휘자로 영입했다. 해외에서의 인지도가 낮아서 그렇지 비고는 샹젤리제 극장과 라무뢰 오케스트라를 책임진 경력이 있는 베테랑으로 레퍼토리도 프랑스 음악, 러시아 음악, 스페인 음악,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바그너를 망라했다. 라디오 리리크 오케스트라는 1951년부터 아돌프 지베르(1899-1991)가 책임졌다. 그렇지만 방송교향악단은 활동이 지지부진했다. 파리 음악원의 교수를 하는 것도 모자라 엑상 프로방스 음악제에서 지휘법 마스터클래스를 열었으며, 릴, 스트라스부르, 마르세유 등 파리 주변의 방송국에서도 연주회를 가지는 등 한 오케스트라에 집중하고 않고 비고가 너무 여러 군데 영역에 손을 댔기 때문이었다. 악단 명칭도 계속 개칭되었다. 1960년부터는 프랑스 방송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이름이 바뀌었고, 텔레비전 채널이 더해져 방송국 이름이 프랑스 방송협회로 변경되자 재차 ORTF 필하모닉 오케스트라(Orchestre Philharmonique de l'ORTF)로 이름이 바뀌었다. 1965년 그가 타계하자 피에르 몽퇴의 수제자인 헝가리 출신 샤를 브뤽(1911-1995)이 후임 수석 지휘자로 선출됐다.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드 코간과 일련의 협주곡 앨범을 내놓은 브뤽이었지만, 그 역시 판도를 뒤집지 못했다.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한 탓에 파리의 모든 음악가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1960년대를 지나 1970년대 중반 전기가 마련되었다. 1974년 8월 일곱 개 기관으로 분리되며 방송국 이름이 다시 라디오 프랑스로 환원되었다. 더불어 프랑스 음악계의 거물 피에르 불레즈가 기존 파리 오케스트라의 경직성을 비판하면서 악단 통합의 필요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그 결과 ORTF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준하는 집단에 라디오 리리크 오케스트라, 프랑스 라디오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흡수되는 형식으로 앙상블이 정리됐다. 그리하여 1976년, 라디오 프랑스 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Nouvel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라는 이름의 악단이 새로이 발족되었다. 현대음악 작곡가 겸 지휘자인 질베르 아미(1936- )가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었다. 1981년에서 1983년 사이에는 에마뉘엘 크리빈(1947- )이 수석 객원 지휘자로 20세기 음악에 치중하는 아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엄격한 맹장에 의해 반석을 다지다
라디오 프랑스 필이 오늘날의 위상에 올라서게 된 계기는 뭐니뭐니해도 폴란드 출신 지휘자 마레크 야놉스키(1939- )를 영입하여서부터였다. 쾰른, 뒤셀도르프, 함부르크 극장 등에서 제1카펠마이스터직을 수행하고, 프라이부르크 극장의 음악총감독(1973-1975), 도르트문트 극장의 음악총감독(1975-1979)을 역임한, 독일 전통 도제 시스템에서 잔뼈가 굵은 이 맹장은 1984년 수석 객원 지휘자 자격으로 오케스트라와 처음으로 대면했다. 국영 기관 산하 단체로서 횡행하는 관료주의 운영 체제가 그가 우선적으로 직면한 적이었다. 5년 만에 음악감독으로 승진하며 야놉스키가 주시한 문제점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수장 취임과 더불어 악단 명칭도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라디오 프랑스 필 오케스트라(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로 고정되었다. 때는 1989년이었다.
‘단원들에게 잘 보이려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시간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한 완고한 카리스마의 소유자 야놉스키는 오케스트라 구성원들을 철저하게 훈련시켰고, 동시에 연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일신했다. 그가 혼신을 다하여 매진하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브루크너 등 독일 오스트리아 음악을 적극적으로 프로그래밍했다. 덕분에 짧은 기간 내에 라디오 프랑스 필은 정돈된 연주력과 단단한 앙상블을 겸비하는 오케스트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1990년대 초, 야놉스키가 집념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인 바그너 음악으로 꾸며진 콘서트가 끝났을 때, 청중들이 한 시간 넘도록 박수를 치는 바람에 객석에 앉은 사람들 대부분이 귀가하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는 에피소드는 전설적이다.
한편으로 야놉스키는 라디오 프랑스 필과 다양한 레코딩 작업을 실천했다. 전까지 접하기 쉽지 않았던 이 오케스트라의 연주 디스크들이 잇달아 시장에 선을 보였다. 1993년에서 1994년 사이 라틴 음악가 중 오케스트레이션에 가장 능통한 작곡가라 평소 주장하는 알베르 루셀(1869-1937)의 교향곡 전집(RCA)을 녹음하여 호평을 들었다. 플로랑 슈미트(1870-1958)의 교향시 ‘살로메의 비극’ 같은 생소한 작품부터 드뷔시 교향시 ‘바다’나 포레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Le Chant du Monde) 같은 프랑스 오케스트라만의 특기라 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두루 레코딩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은 1997년 연주회 실황을.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은 1999년 연주회 실황을 그대로 녹음하여 음반(Le Chant du Monde)으로 내놓았다.
동양 최고 명장과의 행복한 마리아주
2000년, 라디오 프랑스 필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정상의 마에스트로 정명훈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1990년에서 1994년 사이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생활한 바 있는 정명훈에게 파리는 친숙한 도시였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같은 라디오 프랑스 소속의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로부터도 수석직 제의를 받았으나, 그는 변화와 발전의 가능성이 많다 판단되는 라디오 프랑스 필을 택했다. 그의 결정은 옳았다. 오케스트라에게 있어 야놉스키 시대가 안정화의 시대였다면, 정명훈 시대는 도약의 시대로 자리 매김했다. 오케스트라의 합주력은 딱딱 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더욱 정교해졌으며, 음색은 밀도 높게 일치된 통일성을 갖추었다.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를 추월하여 정련된 기능미로 무장한 현대적 오케스트라로서의 모델을 제시한 것이었다.
정명훈과 라디오 프랑스 필이 이룩한 성과는 그들이 만든 레코딩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2004년 녹음한 라벨 발레음악 ‘다프니스와 클로에’ 전곡(DG)이 대표격이다. 색채와 리듬을 능수능란하게 조리할 줄 아는 정명훈의 섬세한 센스가 화려하면서도 명징한 사운드를 추구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과 결합되어 행복한 마리아주를 이룬다. 음악이 가라앉는 부분에서는 향긋한 배음을 펼치고, 음악이 끓어오르는 부분에서는 톡 쏘는 듯 상큼한 산미를 발산한다. 기존의 어떠한 명반과도 차별되는 신선한 개성을 시사하는 앨범이다. 유튜브에서는 호화로운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다. 최근에는 스트라빈스키 발레음악 ‘봄의 제전’과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이 커플링된 디스크(DG), ‘볼레로’와 ‘어미 거위’ 등 라벨 관현악곡을 한 장에 모아놓은 디스크(DG)도 출시 대가중이다. 라디오 프랑스 필에게는 음악감독 정명훈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피에르 불레즈나 엘리야후 인발 같은 원로 지휘자부터 에사 페카 살로넨, 다니엘 하딩 같은 한창 성가를 날리고 있는 중견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같은 젊은 지휘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명장들이 이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가지고 있다. 어떤 지휘자가 포디엄에 오르든 기복 없이 고른 완성도의 고수준 연주를 들려주어 음악 애호가를 만족시킨다. 특별히 1979년생의 핀란드 지휘자 미코 프랑코가 정명훈의 후임자로 내정되어서 요즈음 관심거리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 라디오 프랑스 필의 관객은 파리인들로 한정되지 않는다. 프랑스 2와 프랑스 5 등 텔레비지옹 방송 및 프랑스 무지크 라디오 안테나를 통해 모든 콘서트가 프랑스 전역에 중계된다. 뿐만 아니다. 유럽, 미국, 아시아, 러시아 등 전세계로 투어를 다니며 그들의 독보적인 하모니를 만방에 알리고 있다. 현재 141명 단원으로 매해 50개 가량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는 라디오 프랑스 필은 안주할 줄 모르고 또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2006년부터 상주 공연장으로 쓰고 있는 살 플레이엘, 메종 드 라디오 프랑스의 살 올리비에 메시앙 외에 1500석 규모의 전용 홀을 건설한 것. 2013/14 시즌 정식 오픈한다 한다.
*Program
24일: 비제 ‘카르멘’ 모음곡, 베를리오즈 ‘로마의 카니발 서곡’, ‘환상’ 교향곡
[9/24(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내한공연 당첨자 명단입니다
2013.08.22
조회 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