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음악FM 매일 09:00-11:00 (재) 매일 02:00-04:00
아당의 명품코너 '이 장면을 아시나요'를 책으로 만나다!
201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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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코너 '이 장면을 아시나요'를 책으로 만나다 * 김동규,정혜진 공저 | 생각을담는집 인기 오페라 가수 김동규가 진행하는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목요일 코너! '이 장면을 아시나요'가 활자화되었다. 『이 장면을 아시나요』는 CBS 라디오의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고정 코너인 '이 장면을 아시나요'에서 소개된 작품을 추려 책에 실었다. 제한된 방송 시간에 맞춰 작품을 소개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는데, 저자들은 책을 통해 아쉬웠던 바를 해소하고자 했다. 바리톤 김동규와 함께하면 오페라, 참 쉽고 재미있다! 오페라 가수 김동규가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오페라의 세계 『이 장면을 아시나요』. 93.9MHz CBS FM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진행자로서 클래식을 대중화하는 데 힘쓰기도 한 그가 '이 장면을 아시나요'라는 코너를 통해 높은 오페라의 문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었다. 이 코너는 만 2년 동안 30여 편의 오페라 작품을 아리아와 함께 한 장면 한 장면 소개한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방송이라는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오페라 전체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제1권>에는 <카르멘>, <나비부인>, <라 트라비아타> 등 주옥같은 오페라 작품들의 가사가 어떤 내용인지, 무슨 상황에서 부른 노래인지, 노래를 부른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관련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2권에는 「리골레토」,「토스카」,「마술피리」,「세비야의 이발사」,「피가로의 결혼」,「라 보엠」,「아이다」등의 작품이 담겨 있다. 객석의 관객이 아닌, 무대 위의 오페라 가수가 쓴 오페라 책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총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오페라의 간략한 정의, 오페라 용어를 비롯해 주옥같은 오페라 명곡들을 소개한다. 본문 곳곳에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오페라 무대에 섰던 김동규의 개인적인 경험도 간간히 녹아 있어 생동감과 사실감을 더해준다. 함께 공연했던 가수들의 이야기와 실제 연기하면서 노래를 하는 오페라 무대에 대한 사정 등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또다른 특징으로는 레치타티보(서창)와 아리아가 많이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장면을 아시나요 1: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이 장면을 아시나요 2: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출판사 서평> 바리톤 김동규가 초대하는 황홀한 명작 오페라의 세계! 93.9MHz CBS-FM <아름다운 당신에게> 최고 인기 코너 ‘이 장면을 아시나요’ 장면이 아닌 모든 오페라를 보여주고 싶은 욕구를 책으로 해결하다 김동규는 오페라 가수다. 연대음대를 거쳐 세계 최고의 성악학교로 꼽히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베르디 국립음악원 수석합격, 모든 성악가들의 꿈의 무대인 이태리 라 스칼라 극장에 최초로 선 한국 성악가. 김동규는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이미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공연을 하는 프로패셔널 가수였다.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발하게 무대에 섰던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성악가가 됐다. 오페라만을 고집하지 않는 그는 크로스오버 앨범 를 발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통해 대중적으로 큰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2006년부터 매일 아침 9시에 진행하는 93.9MHz CBS FM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예능프로그램과 맞먹는 높은 청취율을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이 장면을 아시나요》는 바로 그 <아름다운 당신에게>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코너에서 출발했다. 오페라가 근엄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마치 유랑극단에서 변사가 들려주는 것처럼 오페라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를 통해 클래식에 문외한인 일반인들도 주파수를 맞추기 시작했다. “아니, 오페라가 뭐하는 데 쓰는 물건이여?”라고 묻던 사람들에게 “오페라가 별 게 아녀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친절하게 말해주는 김동규의 ‘이 장면을 아시나요’는 그 어떤 코너보다 큰 인기가 있었다. 사실 오페라가 별건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영화를 보고 즐기듯, 수 세기 전 유럽 사람들은 오페라를 보며 즐겼다. 영화에 멋진 스토리가 있고, 훌륭한 배우가 있는 것처럼 오페라마다 멋진 음악을 만들어낸 작곡가가 있었고, 그 작품들을 연주하는 훌륭한 오페라 가수들과 오케스트라가 있었다.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러한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그것들이 스토리와 음악을 통해 우리 인간의 가장 깊은 정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문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은 2주일 동안 독방에 갇혀 있다 돌아온 날, 자신을 걱정해주는 다른 죄수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어. 난 모차르트와 함께 있었거든. 그의 음악은 내 머리 속에 다 있어. 이건 그 누가 뭘 어떻게 한다 해도 결코 빼앗을 수 없는, 내 안의 강력한 힘이야.”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은 비록 초췌해도 표정은 충만한 표정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래서 음악을 듣고, 그래서 오페라를 듣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감동 속에서 기억하는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울려 퍼지던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편지의 이중창’. 그 아름다운 노래가 머리 위로 울려 퍼질 때 그들이 받았던 감동과 위로. 우리 역시 길에서 혹은 CF나 영화, 드라마 등에서 숱한 오페라 아리아들을 토막토막 듣고 각각 마음속에 울림을 갖기도 한다. 그것이 어떤 아리아인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음률 정도는 흥얼거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조금은 궁금하지 않은가? 대체 이 아리아가 어떤 대목에서 등장하는지, 어떤 내용인지.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그 노래’의 제목을 알아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그 노래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란 미미한 것에 불과하겠죠. 어떤 사람과 내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신문에 실린 인터뷰 기사 한번 본 것 정도의 ‘앎’으로는 부족한 것과 같습니다. 가사는 어떤 내용인지, 무슨 상황에서 부른 노래인지, 노래를 부른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의 감성에 딱 맞는 음악, 내 영혼을 떨리게 하는 오페라를 발견한다면, 그 음악은 당신의 인생을 조금쯤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그 음악은 더욱 조급하고 삭막해져가는 이 세상살이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당신의 영원한 친구이자 연인이 되어줄 테니까 말이지요. 그동안 CBS-FM <아름다운 당신에게> ‘이 장면을 아시나요’ 코너에서 만 2년 동안 지금까지 소개한 작품은 무려 30여 편.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한 장면 한 장면을 소개하면서 김동규와 방송작가 정혜진은 아쉬웠다고 고백한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아닌, 오페라 전체를 들려주고 싶은 욕구. 그러나 프로그램 사정상 여의치 않았다. 이 책 《김동규의 오페라 이야기, 이 장면을 아시나요》는 바로 그 욕구를 채운, 서 말의 구슬을 꿴 진주 같은 책이다. 객석의 관객이 아닌, 무대 위의 오페라 가수가 쓴 유일한 오페라 책 이 책에는 유난스럽게 레치타티보(서창)와 아리아가 많다. 그러다 보니 책이 꽤 두껍다. 그런데 이것 역시 지은이 김동규와 정혜진 작가의 깊은 의도가 있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오페라 가사를 따라가다 즉각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리고 이런 유명한 아리아는 앞부분의 제목 정도는 알고 있어야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이태리어이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들리거든요.” 그래서 이 오페라 책에 소개되는 아리아의 첫 문장은 원어로 표기하고 있다.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오페라 무대에 섰던 김동규의 개인적인 경험도 이 책에 간간히 녹아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그동안 출간된 대부분의 오페라 관련 서적은 모두 객석에 앉아있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이 책은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고 노래를 하는 가수가 쓴 책이다. 그러다 보니 시각이 남다르다. 함께 공연했던 가수들의 이야기와 실제 연기하면서 노래를 하는 오페라 무대에 대한 실상 등을 조금씩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책 본문 중에서> 자, 이제 2막은 활기찬 모무스 카페에서 시작이 되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파리의 번화가, 라틴 구역에는 물건을 파는 행상인들의 외침이 들려옵니다. “Aranci, ninnoli! Caldi I marronie. 오렌지요! 대추야자요! 군밤도 있어요!” 장난을 치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애교를 떠는 여인들, 씩씩한 군인들까지. 카페 모무스 앞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지요.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도 귀엽게 삽입됩니다. 그 사이로, 서로를 꼭 끌어안은 미미와 로돌포가 지나갑니다. 로돌포는 모자 장수의 마차 앞에 멈춰서, 예쁜 분홍색 모자를 미미에게 사서 씌워 주지요. 행복한 두 사람이 모무스 카페로 들어갑니다. 이 장면은 무대에 서는 입장에서도 아주 신나는 장면인데요. 진짜 친구들과 놀 때와 같은 흥겨운 기분을 무대 위에서도 그대로 즐기게 되기 때문이지요. 저는 극 중에 음식이 나오거나 뭘 먹어야 하는 장면이 나오면 진짜로 다 먹습니다. 물론, 제가 노래하지 않는 장면에서만 먹습니다. 차례가 오기 전에 재빨리 삼켜버리는 거죠. 특히 베르디의 <리골레토>에서는 와인, 닭고기, 케이크 등등 풍성한 요리들이 식탁에 가득하지요. 이런 것들을 먹으면 배고픔도 달래지고, 작품에 더 몰입할 수도 있습니다. 몰입할 때면, 정말 나 자신의 인생 자체가 극과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 이렇게 친구들이랑 카페에서 먹고 놀며 노래도 하는 게 바로 내 진짜 모습이지. 사실, 이렇게 먹고 마시다가 공연 중에 큰 소리로 기침을 해버린 적도 있고, 빵이 목에 걸려서 민망한 적도 있긴 있어요. 그래도 푸치니의 <라 보엠> 같은 작품은 현실주의 작품이잖아요. 다른 작품들보다도 더욱 현실적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대에서의 실감나는 연기가 가능한 걸 겁니다. (라보엠 중에서) 오페라의 가장 큰 악기는 성악가들의 목소리. 성악가들의 목소리만으로도 오페라의 분위기와 상황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무대에 선 사람들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한 번 더 들어보자. <책 본문 중에서> 바리톤이 맡는 배역들의 사랑은 순수한 사랑이 아닌 욕망에 가깝지요. 테너가 목숨을 거는 사랑을 한다면 바리톤은 결코 목숨을 걸고 사랑하지 않습니다. 바리톤 음역대의 목소리가 선천적으로 지닌 그 어둡고, 강렬하며, 독한 기운 때문이지요. 바리톤보다도 더 어둡고, 낮고, 깊은 목소리의 베이스는 항상 뒤에서 지켜보는 오빠나 아버지, 현명한 철학자 등의 역할이 맡겨집니다. 목소리 자체가 지닌 성격 때문에 늘 넓게 포용하고 지켜보는 캐릭터가 표현되는 것이지요. 자, 이렇게 바리톤이 항상 나쁜 역할만 하는 게 바리톤으로서 억울하지 않으냐고요? 뭐, 꼽추 역할로 온몸을 구부리고 노래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선 가끔 작가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바리톤이야말로 극을 완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존재임을 알기 때문에, 그런 역할이 싫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요. 바리톤은 언제나 갈등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극’에서는 언제나 갈등이 있어야만 이야기가 구성될 수 있지요. 바리톤과 같은 반동적 인물, 그가 만들어내는 갈등이 있기 때문에 주인공인 테너 혹은 소프라노는 더욱 부각될 수가 있습니다.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를 봐도, 베르디의 <오텔로>를 봐도, 토니오나 이아고가 없었다면 아마 아무 일도 일어날 수가 없었겠지요. 바리톤이 연기하는 후덕한 성격의 캐릭터는 아마도 <라 트라비아타>의 제르몽뿐일 겁니다. 후덕하다고는 해도, 그 역시 비올레타와 알프레도를 헤어지게 만들기도 하고 다시 결합하게 만들기도 하며 집중력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캐릭터지요. 이상주의적인 테너와는 달리 쿨하기도 하고 계략도 잘 꾸미는 이성적인 캐릭터 스카르피아를 얘기하다 보니, 1991년의 KBS홀 개관기념공연 당시의 무대가 떠올라 더 많은 얘기를 들려드렸네요. 하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테너와 바리톤, 베이스의 상징과 캐릭터를 떠올리며 오페라를 감상하신다면, 아마도 훨씬 풍성한 이해와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토스카 중에서) 뿐만 아니라, 성악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전 이야기도 있다. <책 본문 중에서> 잔뜩 화가 나서 소리치는 바르톨로! 아주 속사포 같은 말투로 쏘아붙이는 이 노래는, 신경과민증 환자처럼로지나에게 집착하는 바르톨로의 성격을 훌륭하게 보여주는 노래지요. 개인적으로는 로시니 오페라의 꽃이라고 평가하고 싶은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피가로의 ‘만물박사의 노래’ 못지않게 엄청난 속도의 입놀림과 함께, 목소리를 갖고 놀아야 하는 노래지요. 자연스럽고 거침 없는 발성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난곡이기도 합니다. 이런 노래는 공부하는 성악도들에게 특히 도움을 많이 주는 노래로 레치타티보를 연습할 때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 저토록 긴 대사의 단어 하나하나를 아주 정확한 단어로 맛깔스럽게 말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가지고 놀며 얇은 소리와 굵은 소리를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어야만 완벽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 한 곡만 훌륭하게 연습하고 소화한다면,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레치타티보는 아주 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세비야의 이발사 중에서) 아마 오페라 가수가 이처럼 대중적인 오페라 이야기책을 펴낸 것은 전 세계적으로 김동규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바로 김동규가 그 어떤 오페라 가수보다 대중과 친숙하게 있다는 또 다른 증거일 것이다. 김동규가 초대하는 오페라 무대로의 황홀한 초대, 그곳에는 참 쉽고 편안한 오페라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