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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머리 [김선욱] 달고 신청 사연 남겨주세요 **
1. 일시 및 장소 :
7.16(토) 저녁 7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홀)
7. 20(수)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원하시는 공연 날짜 선택하신 뒤 신청해주세요★
2. 초대인원 : 10쌍 (1인 2매, 총 20매)
3. 작품설명 :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
Sunwook Kim Piano Recital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2012-13) 이후 다양한 음악적 성장을 거듭해 온 김선욱이 2016년 여름, 베토벤 피아니즘의 또 다른 큰 산 디아벨리 변주곡을 중심으로 베토벤 피아노 연구에 한 발 더 나아간다. 모차르트, 슈베르트 그리고 베토벤. 김선욱 음악세계의 코어를 이루는 독일 레퍼토리로 구성된 이번 연주는 가장 ‘김선욱다운’ 프로그램을 실연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전반부는 모차르트 환상곡 d단조 K. 397과 슈베르트 소나타 D. 894이 커플링됐다. 두 곡 모두 환상곡풍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대조적이다. 모차르트의 어둡고 암울한 시기를 관조할 수 있는 환상곡에 밝고 따듯한 슈베르트가 대비를 이룬다. 출판업자 토비아스 하슬링거(Tobias Haslinger)에 의해 ‘환상(Fantasie)’이라는 부제로 출판된 슈베르트 소나타 D. 894는 자유로우면서도 서정적이고, 희망적이며 긍정적인 면에서 가장 슈베르트다운 소나타다. 그동안 슈베르트를 다각도로 조명 해 온 김선욱은 “30대가 되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후반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베토벤과 변주곡이다. 김선욱의 음악 활동과 베토벤 연구는 같은 궤적을 그려왔다. 2009년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2012-2013년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 2015년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변주곡을 아우른 김선욱이 2016년 바라보는 지점은 작곡가의 또 하나의 걸작 디아벨리 변주곡이다. 김선욱은 연주 시간만 한 시간에 달하는 이 난곡을 ‘고전음악의 하드코어’라 표현한다. 연주자나 청중 모두에게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끝없는 음악적 유희를 내뿜는 33개 변주곡에서 하나의 ‘우주’를 만날 수 있는 의미있는 프로그래밍이다.
디아벨리 변주곡은 ‘발트슈타인’이나 ‘함머클라비어’처럼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연주 가능한 곡입니다. 곡 안에 담긴 것이 무궁무진합니다. 온전한 베토벤의 색깔이라고 단정하기에 너무 많은 음악적 유희가 담겨 있습니다.
내한 리사이틀에 앞서 파리와 베를린에서 이 곡을 연주하였고, 스스로의 확신과 자신이 조금씩 더해가고 있습니다. 바흐에 영향을 받은 것은 무엇이고, 시대 안에 존재했던 음악 사조들과 트렌드들을 다양하게 집대성한 이 곡의 매력을 청중과 공유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훌륭한 프로 연주자로서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을 관객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인위적인 의도보다는 현재진행의 김선욱이 기울인 연구의 과정을 함께 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연주가 디아벨리 변주곡이 절대로 어려운 곡이 아니란 걸 인식하는 기점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피아니스트 김선욱
***피아니스트 김선욱
런던을 근거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2006년 리즈 콩쿠르에서 대회 40년 역사상 최연소이자 첫 아시아 출신 우승자로 주목 받았다. 경연 결승에서 연주한 마크 엘더 & 할레 오케스트라와의 브람스 협주곡 1번이 비평계의 극찬을 얻으며 본격적인 프로 연주자 생활을 시작했다.
동세대 연주자 중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런던 심포니(다니엘 하딩, 존 엘리엇 가디너),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정명훈), 베를린 방송교향악단(마렉 야노프스키),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사카리 오라모, 앤드류 맨지, 투간 소키예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유라이 발추하, 에드워드 가드너), 런던 필하모닉(바실리 시나이스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정명훈), NHK심포니(칼-하인즈 스테픈), 할레 오케스트라(마크 엘더) 등과 협연하며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며, 2014년 본머스 심포니 협연으로 BBC프롬스에 데뷔했다.
김선욱은 14/15시즌 본머스 심포니 상주음악가로 성공적인 해를 보냈으며, 리즈 콩쿠르에서 인연을 맺은 마크 엘더 & 할레 오케스트라와도 콘서트, 레코딩 등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진은숙 협주곡, 루가노 RTSI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협주곡 3번,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슈만 협주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협연했다.
독주자로서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과 본 베토벤 하우스, 프랑스 파리 필하모니홀, 영국 위그모어 홀과 퀸 엘리자베스 홀, 부에노스 아이레스 테아트로 콜론, 프랑스 라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브뤼셀 클라라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무대에 정기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12/13시즌 LG아트센터에서 2년에 걸쳐 베토벤 소나타 전곡 시리즈를 완수했고 2014년 가을 바흐-프랑크-슈만으로 전국 리사이틀 투어를 가졌다.
2015년 가을 악첸투스(Accentus) 레이블로 베토벤 소나타(발트슈타인, 함머클라이버)를 집중 조망한 첫 독주앨범을 출반하였고, 2016년 봄 브람스 소나타 3번과 프랑크 프렐류드, 코랄과 푸가가 수록된 두 번째 솔로 앨범이 발매되었다. 앞서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된 2종의 협주곡집 역시 호평 받았는데, 진은숙 피아노 협주곡 앨범은 BBC뮤직매거진과 인터내셔널 클래식 뮤직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3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10살에 독주회, 12살에 협연 데뷔 무대를 가진 김선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피아노과, 영국 왕립음악원 지휘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리즈 콩쿠르 외에 독일 에틀링겐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4),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5)에서 우승한 그는 2013년 독일 본에 위치한 베토벤 생가 ‘베토벤 하우스’ 멘토링 프로그램 첫 수혜자로 선정되어 베토벤 하우스 소장품을 독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했다.
김선욱과 베토벤
■ 김선욱의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 이후
20대 중반 베토벤 32곡의 소나타를 완주한 김선욱은 바흐, 슈베르트, 프랑크, 진은숙 등 광범위한 사조에 대한 탐구와 병행해 ‘모든 클래식의 근본’으로 인식하는 베토벤 연구를 이어갔다. 상주음악가로 활동한 본머스 심포니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들과 삼중 협주곡을 연주했고, 정명훈/서울시향과 DG에서 ‘황제’를 녹음했다. 한국에서는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와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전5곡) 및 부속 작품을 선보였다.
김선욱은 시간이 나면 독일 본에 위치한 베토벤하우스를 찾아 베토벤의 자필 악보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권리를 행사했다. 2015년 11월 발매한 생애 첫 독주 앨범(악첸투스)에도 베토벤의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29번 ‘함머클라비어’를 담았다. 파리에서는 베토벤 후기 소나타들과 디아벨리 변주곡을 근 4년 동안 모두 연주하였고, 2016년 가을 런던 위그모어홀 리사이틀에서는 모차르트 론도 K.511, 슈베르트 소나타 D.894와 함께 베토벤 소나타 ‘함머클라비어’를 연주한다.
“베토벤의 인생사를 보면 ‘베토벤의 음악은 인간적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얼굴도 못났고, 키도 작고 연애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요즘식으로는 ‘루저’다. 그래서 음악이 더 인간적이고 치장하는 게 없다. 그런 진솔함이 음악에서 느껴진다.
인생 중반 이후 귀도 안들리기 시작해서 많이 답답했을 거고, 죽으려고도 했다. 말년에는 난청 상황이 극에 달했지만 곡을 썼다. 그 고독함을 생각하면 그의 음악은 남다르게 느껴진다. 그런 것 때문에 감동이 더 전해진다. 어법과 전달력, 호소력은 물론 참신함이 담겨 있어서 고전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본다.”
■ 김선욱의 베토벤 피아노관
“베토벤은 흔히 바로크로 받아들여지는 바흐와 낭만파인 슈만, 브람스를 연결하는 끈이자 중심이다. 피아노를 시작했을 때는 베토벤을 좋아하진 않았다. 다른 작곡가들에 비해 많은 음표가 당황스러웠다. 서점에서 산 두 권의 소나타 전집도 한동안 묵혀두었는데 예원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험을 통해 끊임없이 베토벤과 만나게 됐다. 음악도로서 베토벤을 잘 배워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론수업과 화성학을 배우며 베토벤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평생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베토벤은 대중적인 작곡가지만 넘기 힘든 산이다. 베토벤이 어려운 건 해석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의 정도가 방대한 점이다. 페달의 양이나 화음마다 건반을 누르는 무게, 트릴과 템포, 악장 사이의 길이 조절, 자필 악보와 초판본, 현재의 시중본을 비교하고 체크하는 작업이 상상을 초월한다. 연주 당시의 희열만으로 자연스럽게 음악을 흘러가게 할 수 없는 세계다.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때는 책 한 권을 외우고 발표하는 느낌을 매 공연마다 한 번씩 경험했다. 이 시간이 엄청난 자양분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2009년 협주곡 전곡을 연주했을 때도 뿌듯했지만 소나타 전곡 완주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것을 연주할 무대와 함께할 청중이 있다는 것에 무한히 감사한다. 2014년은 베토벤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진 시기였다. 거의 십여 년 동안 베토벤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스크랴빈과 프랑크,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 슈만 소나타들을 연구했다. 진은숙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반복해서 연주한 것도 특별한 소득이다.
소나타 전곡 연주를 마치고 기다리면 준비했던 건 디아벨리 변주곡과 6개의 바가텔이다. 베토벤 피아니즘의 종료는 소나타가 아니다. 베토벤은 후기 소나타(30,31,32번)를 쓰면서 완전히 다른 장르인 ‘장엄 미사’와 디아벨리 변주곡을 동시에 써가는 능력을 보였다.“
[출처: 2013년 객석, 2016년 본인 인터뷰 등]
[보충자료2] 디아벨리 변주곡이란?
안톤 디아벨리(1781∼1858)는 베토벤과 슈베르트 시대에 활동한 작곡가 겸 출판업자다. 카피디아벨리 출판사를 설립해 베토벤, 슈베르트, 체르니 등의 작품을 출판했다. 디아벨리는 자기가 쓴 왈츠 주제를 당대 주요 작곡가 50명에게 주고 변주곡을 쓰도록 했다. 베토벤은 처음에 제안을 거절했지만, 마음을 바꿔 23곡을 작곡했고, 1823년 10곡을 추가로 작곡해 33개의 변주곡을 만들었다. 이것이 오늘날 ‘디아벨리’ 변주곡으로 불리는 1권(Op.120)이 되었고 정식 명칭은 ‘디아벨리의 왈츠 주제를 위한 33개의 변주곡’이다. 한편, 슈베르트. 체르니, 열 한 살의 어린 리스트 등 다른 작곡가들이 쓴 변주를 모은 작품집은 ‘디아벨리 변주곡 2권’이 되었다.
디아벨리 변주곡은 연주 시간이 한 시간에 달하는 대곡으로 해외 피아니스트들의 내한 독주회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던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 신수정과 문용희, 2000년대 최희연, 2010년대 허원숙 등이 드물게 조명을 시도한 난곡이다. 디아벨리가 설정한 진부한 주제와 베토벤의 상상력으로 가공한 결과물 사이의 긴장감이 일품이다. 변주곡의 방향은 암시와 인용, 유머와 패러디, 변신을 아우르고 있어 변주 마다 변화가 극적이다. 코믹하다가 고상해지는 식으로 한 시간 남짓 이어지는 음악적 유희는 ‘변주곡’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흐름이 자연스럽다. 흔히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브람스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와 함께 음악사를 빛낸 불멸의 명변주곡이다.
김선욱의 슈베르트관
“베토벤-브람스-슈만-슈베르트로 이어지는 독일 고전을 탐구하면서 ‘아직 진행형의 초기 단계여서 멀리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30대가 되면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힐 수 있을 만큼 연구가 쌓이고 있다. 물론 슈베르트의 피아노 세계와 소나타를 연구하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슈베르트의 다양한 곡들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간혹 답이 보이지 않아 답답할 때는 앓기도 하면서 해답을 찾으려 애썼다. 어떻게 보면 슈베르트에 대한 관심 역시 베토벤을 찬미하는 연장선에 있는 것일지 모른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을 진심으로 존경한 작곡가로, 그에게 베토벤의 소나타들은 마법의 악보였을 것이다.
베토벤이 현실적 느낌이라면 슈베르트는 순수 그 자체이다. 연주하고 있으면 마치 하늘 위를 나는 기분이 든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지 않아도 슈베르트 곡을 들으면 모두가 자연스레 동화될 수 있고 들을수록 매력은 더욱 증폭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슈베르트 곡이 더 어렵게 다가온다. 베토벤은 많이 연습하면 그에 따른 성취감을 맛볼 수 있지만 슈베르트는 그와 결이 다르다. 특히 피아노 소나타 18번(D.894)은 슈베르트의 음악세계가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가장 슈베르트다운 소나타다. 내면의 폭력성(violence)과 외면의 순수함, 쓸쓸함이 담겨있는 걸작이다.“
#프로그램
모차르트 환상곡 d단조, K. 397 [5min]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8번 G장조, D. 894 [40min]
(인터미션)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Op. 120 [60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