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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시 및 장소
2015년 6월 19일 (금) 저녁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015년 6월 20일 (토) 저녁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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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대인원 : 10쌍 (1인 2매, 총 20매)
3. 작품설명 :
한화클래식 2015
「서양 고전음악의 대표작과 만나다」18세기 오케스트라 최초 내한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주최하는 클래식 공연 브랜드 <한화클래식 2015> 무대가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열린다. 올해 초청 아티스트는 네덜란드 출신의 지휘자 프란츠 브뤼헨이 창단해 이끌어 온 18세기 오케스트라다. 이들의 역사적인 첫 내한무대다.
공연은 6월 19일(금)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홀)과 20일(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1일(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리며 서양 고전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선보인다.
18세기, 19세기 작품 해석에 뛰어난 이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베토벤 교향곡 작품 해석은 탁월하다. 그 입지는 시대악기 연주 오케스트라 가운데에서 단연 으뜸인만큼 사흘간 펼쳐질 고전음악 향연은 특별할 것이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 콘체르토 아리아,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에로이카’, 교향곡 7번, 하이든의 교향곡 ‘런던’, 트럼펫 협주곡 등. 고전 시대를 대표하는 세 작곡가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공연문화 발전을 위해 꾸준히 메세나 활동을 펼쳐 온 한화는, 지난 16년간 후원해 온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와 평일 오전시간 해설과 함께 음악을 감상하는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를 후원해 왔다. 또한 공연이 많지 않은 지방을 찾아가며 선별된 공연문화를 선보이는 <한화 팝&클래식 여행>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2013년 새롭게 출범한 클래식 공연 브랜드 <한화클래식>은 세계적인 수준의 품격 있는 문화컨텐츠를 선보이되, 보다 다양한 층의 관객이 향유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기획했다.
<한화클래식>은 화려함, 대중성을 과시하기 위한 연주자보다는 클래식 애호가, 마니아들이 꼭 만나보고 싶었던 연주자들, 기회가 닿지 않아 아직 내한하지 않은 연주단체를 섭외해왔다. 일반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는 클래식 입문자라도 공연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춘 ‘해설’이 곁들여졌다. 2013, 2014년 단 두 차례 치러진 공연이었지만 관심을 유도한 해설로 클래식 작품 감상에 도전했고, 최고 수준의 공연을 경험한 관객들의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한화는 ‘새로운 관객 계발’의 가능성에 자신감을 갖고 2015년, 고전 레퍼토리의 대표작품들을 3회에 걸쳐 선보이게 됐다.
올해 <한화클래식>을 통해 만나게 될 18세기 오케스트라는 빼어난 연주력도 기대되지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도 강점이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교향곡-관현악곡-협주곡-성악곡 형태를 모두 선보이게 된다. 한 단체가 내한해 사흘 모두 다른 작곡가, 다른 프로그램을 연주하는 예는 극히 드문 경우로 18세기 오케스트라의 ‘만찬’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추천할 만하다.
<한화클래식>의 공연 티켓은 고양문화재단 홈페이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고양문화재단에서 구입 가능하며, 가격은 R석 10만원, S석 7만원, A석 5만원이다. 4월 19일(일)까지 선예매자에 한해 30% 할인이 적용된다(학생과 예술의전당 회원에게는 할인율 별도 적용). 뛰어난 연주자, 친해지기 쉬운 프로그램과 해설은 물론 문턱을 낮춘 공연 티켓 정책 역시 예년과 동일하다.
****18세기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18th Century)
이제 거트현과 뾰족활 같이 음악 작품이 만들어졌던 시대의 악기를 연주하고 당대의 연주 관습을 받아들이는 앙상블은 더 이상 신기한 이방인이나 ‘학자들’이 아니라 당당히 연주회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그리고 더 이상 ‘정격(authentic)’ 같이 투쟁적이고 이념적이며 공격적인 명칭을 포기하면서 한층 다양한 음악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고음악 운동의 역사는 또한 문헌을 통해, 또 실제 연주 무대를 통해 옛 악기의 가능성을 탐구했던 연주자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멀리는 19세기 후반, 가깝게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이런 흐름 속에서 수많은 연주단체들이 명멸했지만 그 중에서도 7,80년대부터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은 그 자체로 고음악의 역사라고 할 만하다. 이미 고음악 아카데미, 잉글리시 콘서트, 라 프티트 방드 등이 모두 한국을 다녀간 지금, 이른바 ‘1세대’ 단체 중 아마도 마지막으로 우리를 찾는 이들이 바로 18세기 오케스트라이다.
18세기 오케스트라를 이야기하면서 작년에 세상을 떠난 프란스 브뤼헨(1934~2014)을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리코더 연주자 중 한 명이자 탁월한 지휘자였던 브뤼헨은 가장 좋은 의미에서의 ‘연주하는 학자’로, 일찍이 루치아노 베리오가 말했듯이, ‘고고학자가 아니라 위대한 예술가인 음악가’였다. 젊은 시절부터 구스타프 레온하르트, 카위컨 형제, 안너 빌스마 같은 개척자들과 함께 플랑드르 악파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던 브뤼헨은 70년대부터 점차 지휘 활동의 비중을 넓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로크 오케스트라’라는 식의 이름으로 비상설 앙상블을 만들어 활동했지만 점차 상설 악단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 1981년에 18세기 오케스트라를 창설하게 된다. 오랫동안 악장으로 활동했던 루시 판 다엘을 비롯해서 프랑수아 페르난데즈, 로엘 딜티엥, 라이너 지페를링, 히데미 스즈키, 에릭 회프리히, 에밀리오 모레노, 대닌 본드 등 이 악단을 거쳐 간 시대악기의 명인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지금은 독주자나 자신의 앙상블을 이끄는 리더로 음악계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18세기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미덕은 과장된 다이내믹이나 프레이징을 피하면서도 음악에 담긴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능력일 것이다. 가령 이들이 연주한 바흐의 B단조 미사를 들어보면, 특별히 빠른 템포를 취한 것도 아니고 춤곡 리듬도 지극히 자연스럽건만 ‘거룩하시도다’에서 이처럼 밝고 기쁜 감정이 넘실대는 연주는 거의 없다. 18세기 오케스트라가 소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여러 파트가 다양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인데, 브뤼헨이 리코더 연주자이기 때문인지 목관 파트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인상적이다. 또 전체적인 음향은 담백하면서도 영국 단체들에 비하면 울림이 풍성하고 양감이 있어서 모던 오케스트라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도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이런 특징은 바흐, 라모, 퍼셀 등 바로크 레퍼토리에서도 빛을 발했지만 하이든에서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쳐 슈베르트로 이어지는 18세기 후반~19세기 초반 음악에 특히 잘 어울린다. 사실 이들은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와 함께 시대악기 앙상블의 레퍼토리를 넓힌 데 크게 기여했다.
이들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연주 여행 시리즈와 실황 녹음으로 꾸준히 선보였던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 하이든 교향곡은 여전히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고전-낭만파 음악 해석에서 기념비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고음악 아카데미나 런던 클래시컬 플레이어즈 등 18세기 오케스트라에 앞서 베토벤, 모차르트 교향곡을 연주-녹음했던 단체들은 학구적인 순수주의를 앞세운 나머지 지나치게 생경한 템포나 가벼운 텍스추어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결코 순수주의자가 아니었던 브뤼헨과 18세기 오케스트라는 보다 탄력적인 접근방법을 선호했으며 좋은 의미에서의 보편성을 획득했다고 할 만하다. 현재 활약하고 있는 후배 연주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이런 특징은 브뤼헨이 세상을 떠난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으며, 앞으로도 18세기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남을 것이다.
한편 이번 연주회는 풍성한 프로그램이 매우 돋보인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세 작곡가의 작품을 다채롭게 들을 수 있는데, 교향곡-관현악곡-협주곡-성악곡을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은 18세기 오케스트라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이며 또한 고전파 음악에서 시대악기 오케스트라가 가장 큰 파문을 일으켰던 베토벤 <에로이카>와 모차르트 <주피터>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함께 등장할 독주자의 면면도 화려한데, 18세기 오케스트라 단원이자 독주자로도 유명한 프랑크 드 브륀을 비롯해서 바흐 ‘부활절 오라토리오’ 등 최근 몇 년 동안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연주-녹음에서 투명하고 깔끔한 노래를 들려주었던 소프라노 일제 에렌스는 특히 기대할 만하다. 이번 연주회를 이끌 지휘자는 케네스 몽고메리로, 오페라 지휘자로 예전부터 유명했던 몽고메리를 실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반갑다.
- <클럽발코니> 2015년 4월호 발췌. 음악칼럼니스트 이준형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의 현대적 완성형, 18세기 오케스트라
18세기 오케스트라(The Orchestra of the Eighteenth Century, 네덜란드어: Orkest van de Achttiende Eeuw)는 암스테르담 출신의 세계 정상급 리코더 연주자이자 지휘자로 활동했던 프란스 브뤼헨(Frans Bruggen, 1934~2014)이 1981년에 창설한 시대악기 오케스트라다. 브뤼헨은 21세에 헤이그 로열 콘서바토리 교수로 임명된 이후 고음악 연구의 권위자이자 리코더 연주자로 명성을 떨쳤는데,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는 18세기 오케스트라를 설립하여 지휘자로서 다양한 고음악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는 음악감독이자 수석 지휘자의 역할을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직함을 갖지 않고 2014년 서거할 때까지 이 악단과 함께 음악의 지평을 넓이는 데에 생을 바쳤다. 현재에는 공동 설립자인 지우베르트 페르스터(Sieuwert Verster)가 브뤼헨 사후 매니저로서 악단을 이끌고 있다.
20개국이 넘는 각기 다른 국적을 가진 55명의 시대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18세기 오케스트라는 매년 3~4회의 연주회 시즌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악단의 구성원들은 솔리스트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로 18~19세기 초반의 음악에 대한 스페셜리스트들인 만큼 고음악과 시대악기에 대한 음악성과 전문성이 독보적으로 높다. 그리고 이들은 오리지널 시대악기를 최신기술로 카피한 고급 시대악기들을 그 시대에 맞는 조율법과 연주법으로 연주하여 음향과 스타일에 있어서 그 어떤 고음악 연주단체보다도 월등한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단원 개개인들의 의견게재나 의사결정도 자유로울 뿐더러 지휘자와 똑같은 비율로 수입을 배분한다는 데에서 네덜란드 특유의 민주적인 문화를 이어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오디션을 따로 보지 않고 단원들의 추천으로만 멤버를 구성하는 만큼 학연에서 지인하는 음악적 퀄리티와 지연에서 비롯하는 인간적인 관계 모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
브뤼헨의 아카데믹한 연구와 고증에 힘입어 고음악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쌓아올리며 독자적인 전통을 세운 18세기 오케스트라는 따로 상주하는 홀을 두고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여는 상설 오케스트라의 형식이라기보다는, 본거지인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전역의 여러 콘서트홀을 중심으로 연주회를 여는 비상설 오케스트라의 형식으로 유지되어 왔다. 창단 이후 1990년 이전까지는 봄과 초겨울 사이에 30~40회 내외의 연주회를 진행해왔고, 1990년 이후 연주회 횟수가 점점 늘기 시작하여 많을 때에는 60회 이상까지도 소화해냈다. 비상설 오케스트라라고 말하기에는 대단히 많은 연주회를 여는 단체로서, 이들의 탁월한 합주력은 최고의 솔리스트들이 많은 연주회 회수와 이와 비례하는 농도 강한 리허설 및 정규 레코딩 세션을 근면하게 소화해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주로 일본을 중심으로 연주회를 가졌다. 1988년, 1990년, 1993년, 1995년, 1998년, 2000년, 2002년, 2013년에 걸쳐 일본을 꾸준히 방문하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시기 18세기 오케스트라는 일본에서 라이브 레코딩까지 진행하여 자신들의 정규 앨범으로 발매하곤 했다. 그 외에는 2005년 홍콩에서, 2008년 중국에서 연주회 투어를 가졌던 것이 아시아에서의 스케줄 전부다. 유독 지금까지 한국에는 한 번도 오지 않았는데, 올해 2015년 처음으로 내한공연이 잡힌 만큼 작년부터 국내 고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작년 2014년 8월 안타깝게도 브뤼헨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탓에 영국 출신의 지휘자 케네스 몽고메리(Kenneth Montgomery, b.1943)가 이번 한국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2015년에 18세기 오케스트라는 11월 스페인에서의 연주회를 제외하고는 네덜란드에서만 활동을 하고, 그 외에는 한국에서의 공연이 유일한 아시아 단독공연이자 한국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높다. 6월 19일 금요일에는 고양 아람누리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 콘체르토 아리아를 비롯한 모차르트 작품들로만 공연을 할 예정이고, 다음 날인 20일 토요일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하이든의 교향곡 104번 ‘런던’과 모차르트 콘체르토 아리아,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그리고 21일 일요일에는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하이든 교향곡 13번과 트럼펫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하는 등 세 번의 공연 모두 각기 다른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여러 연주회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연주하는 것이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극히 드문 일로서, 그 동안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실체와 그 예술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의 선구자
1981년 창단 이후 18세기 오케스트라는 악단의 사운드와 연주법, 해석의 방향을 잡아가며 주로 바로크 레퍼토리에 머물렀다. 이후 브뤼헨은 자신의 역량을 고전주의 레퍼토리로 확장시키고자 1985년 Philips 레이블을 통해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과 베토벤 교향곡 1번을 함께 수록한 CD를 발매하며 당시 막 불타오르기 시작한 오케스트라 사이즈의 시대악기 연주라는 거대한 흐름에 동참했다. 1980년대 초반 Nimbus 레이블에서 로이 굿맨/ 하노버 밴드가 세계 최초로 시대악기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레코딩한 음반이 발매되었고, 곧바로 L’Oiseau-Lyre 레이블에서 최고의 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브리흔이 세상을 떠난 바로 한 달 뒤인 2014년 9월에 서거)와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AAM)이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녹음하며 시대악기 연주에 의한 베토벤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그러나 영국 주도의 이러한 흐름을 깬 것이 바로 프란츠 브뤼헨으로서, 고음악과 고악기 분야에서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네덜란드가 유럽대륙의 자존심을 걸 수 있었던 표상이 바로 브뤼헨과 18세기 오케스트라가 1980년대 중반에 녹음한 베토벤 교향곡 전집이었다.
프란츠 요제프 마이어/콜레기움 아우레움을 시발점으로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시대악기 오케스트라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이후 많은 지휘자들이 시대악기 오케스트라로 고전주의 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활발하게 연주, 녹음하는 것이 대세를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같은 지휘자는 현대악기 오케스트라인 유럽 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고음악적인 연주법과 새로운 악보분석을 결합한 독창적인 베토벤 교향곡 전집을 완성하기도 했다. 확실히 이들 고음악 전문가들의 베토벤은 대편성 현대악기 오케스트라로 연주, 녹음되었던 전통적인 방식의 베토벤 연주와는 달리, 훨씬 빠른 템포와 긴박한 프레이징 연결, 고악기 특유의 음향, 어딘지 이질적인 피치를 통해 실로 낯설고 새로운 음악으로 다가왔고 이에 애호가들은 시대악기만의 신선함에 열광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18세기 오케스트라는 시대악기 연주법과 앙상블에 있어서 현대악기 못지않은 높은 완성도와 현대적인 기능성을 갖춘 음악을 만들어냄으로써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전환점을 이룬 선구자적인 단체로 우뚝 서게 되었다.
리코더 연주자로서 1960년대 이후 많은 레코딩을 남겨왔던 브뤼헨은 이러한 18세기 오케스트라 덕분에 1980년대 중반 이후 지휘자로서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Philips 레이블에서 베토벤과 모차르트, 하이든 교향곡과 여러 바로크 작품들을 레코딩했고, 이후 Glossa 레이블로 옮겨 바로크로부터 낭만주의 시대를 거치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지속적으로 녹음하며 상업적으로도 성공적인 디스코그래피를 만들었다. 특히 Glossa 레이블에서는 바흐의 수난곡들과 오라토리오, 모차르트의 다양한 협주곡과 레퀴엠까지 녹음했고, 모차르트 후기 교향곡들과 베토벤 교향곡 전집을 20여년 만에 다시 한 번 녹음하여 원숙해진 악단의 사운드와 한층 깊어진 지휘자의 해석을 보여주었다. 한편 올해 2015년에는 피아니스트 마리아 호아오 피르스와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시대악기인 1849년산 에라르 피아노로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1번을 수록한 DVD 두 장까지 발매되었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브뤼헨은 한층 세련된 스타일과 더욱 거세진 질풍노도 스타일,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음악적 흐름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18세기 오케스트라의 탄탄한 음악성과 시대악기에 대한 정확한 이해, 단원 개개인들의 고음악에 대한 열정과 교감이 담보되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특히 플래터 브릿지와 거트현, 턱받이의 부재와 약간 볼록한 바로크 활로서 비브라토 없고 부드러운 음색을 내는 바로크 현악기들과 밸브 없는 금관악기들, 뵘식 시스템이 없는 플루트와 내츄럴 혼, 페달 없는 캐틀드럼 등등이 만들어내는 예리한 윤곽과 투명한 음향, 자연스러운 오버톤과 부드러운 질감 등등, 현재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50여명 규모의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의 앙상블과 사운드의 원형, 그리고 악기들과 작품 사이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현대적인 모델을 바로 18세기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그 어떤 지휘자가 이끌어가더라도 브뤼헨과 함께 일구어낸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예술적 전통은 끊임없이 이어지며 더욱 새롭게 발전해 나아갈 것임이 분명하다.
글: 박제성(음악평론가)
***지휘 케네스 몽고메리 (Kenneth Montgomery, conductor)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출신의 지휘자. 최고의 기량을 갖춘 인물들만이 설 수 있다는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오페라단에서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지휘자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얼스터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 및 주요 객원 지휘자로 활동했고,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단, 본머스 신포니에타의 음악 감독으로 활동했으며, 2년 후에는 글라인드본 투어링 오페라단의 음악 감독이 되었다.
1970년 네덜란드 오페라단과 카발리의 <오르민도>(L'Ormindo)로 데뷔하며 두각을 나타낸 케네스는 1975년 네덜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발탁되었다. 이후 네덜란드 라디오 합창단을 함께 이끄는 등 성악 분야에 많은 활동을 해왔고, 18세기 오케스트라와 함께 활동하며 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창립자인 프란츠 브뤼헨 사후, 이 오케스트라의 명맥을 이을만한 지휘자를 찾는데 단원들과 가장 다양한 레퍼토리를 맞춰온 케네스 몽고메리가 한국 첫 공연에 합류하게 됐다. 그의 레퍼토리는 특히 오페라 작품에서 바로크 음악에서부터 현대 음악까지 아우른다. 세계 유명 오페라 극장 객원 지휘자로 활동했는데, 특히 이탈리아 밀라노 알라 스칼라 극장에서의 헨델 <부활> 해석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케네스는 1985년 북아일랜드 오페라단 예술감독으로, 1991년에는 헤이그 왕립음악원의 오페라 연구원, 다시 이탈리아 산타페 오페라단에서 임시 음악감독으로 있으면서 19개의 작품을 감독했으며, 현재까지 산타페 오페라단의 명예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헤이그와 암스테르담 음악원 오페라 과목 창설시 초대 예술 감독을 역임했고, 현재 왕립음악원에서 지휘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 시즌에 케네스 몽고메리는 네덜란드 라디오와 함께 슬로베니아, 아일랜드, 홀랜드에서 헨델의 <솔로몬>을, 마르세유에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연주했으며, 2016년에는 몽펠리에에서 글룩의 <오르페오>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케네스 몽고메리는 2010년 북아일랜드에서 음악에 대한 헌신자에게 수여하는 신년서훈 공로훈장(Queen's New Year Honours)을 수상했으며, 벨파스트 퀸즈대학에서 명예문학박사를 받았다.
***소프라노 일제 에렌스 (Ilse Eerens, soprano)
일제 에렌스는 벨기에 태생으로 루뱅에 있는 레멘스 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네덜란드의 뉴 오페라 아카데미에서 야르트 반 네스(Jard van Nes)를 사사했다.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인연은 프란츠 브뤼헨 생전, 이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데스피나 역)를 노래하면서 시작됐고 브뤼헨이 아끼던 소프라노다. 이밖에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와는 드보르작 <레퀴엠>을 음반으로 제작했고, 리옹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야나첵의 <영리한 암여우>, 코벤트 가든 왕립 가극장에서 오페라 <루 살카>의 키친보이 역으로 공연했다.
2014-2015년 시즌의 주요 활동은 라 모네 극장에서 <가면 무도회>의 오스카, 클라겐푸르트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마적>의 파미나 역을, 오스트리아 작곡가 하인츠 칼 그루버의 오페라 <비엔나 숲속의 이야기>(Geschichten aus dem Wiener wald)의 세계 초연무대에서 마리안느 역을 노래했다.
2015년 한국 첫 내한공연 이후에는 네덜란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포레의 <레퀴엠> 공연이 예정되어 있고, 필립 헤레베헤가 이끄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 18세기 오케스트라와는 모차르트의 <미사곡> c단조, 헤이그 필하모니와 바흐의 <마태수난곡> 연주가 예정되어 있다.
***오보이스트 프랑크 드 브륀 (Frank de Bruine, oboe)
프랑크 드 브륀은 헤이그 왕립음악원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유럽, 미국, 북아메리카와 일본에서 솔로이스트로 명성이 높은 브륀은 비발디, 알비노니, C.P.E.바흐, 헨델의 오보에 콘체르토 등을 녹음했다.
한국에서의 첫 내한공연이 끝나면 10월에는 글로싸(Glossa) 레이블에서 케네스 몽고메리 지휘로 18세기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을 녹음할 예정이다.(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은 6월 19일, 협연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프랑크 드 브륀은 헤이그의 왕립음악원와 위트레흐트 음악원, 비드고슈치의 펠릭스 노보비에이스키 음악아카데미에서 바로크 오보에를 가르치고 있다.
***트럼페터 데이빗 스테프 (David Staff, trumpet)
데이비드 스태프는 르네상스에서 고전시대 음악에 특화된 뛰어난 트럼펫, 코르넷 연주자다. 자연 트럼펫(Natural Trumpet) 부흥의 선두 주자로서 지휘자 프란츠 브뤼헨이 18세기 오케스트라를 창립하던 1981년부터 지금까지 제 1트럼펫 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 음악대학교에서 자연 트럼펫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07년에 악기 장인인 프랑크 톰스의 기능장이 되었다.
***첼리스트 알베르트 브뤼헨 (Albert Bruggen, cello) (Haydn Symphony 13)
7세에 첼로를 시작한 알베르트 브뤼헨은 암스테르담 음악원에서 엘리아스 아리츠쿠렌과 드미트리 페어슈트만을 사사했다. 1992년 에인트호번과 네덜란드의 국제 첼로 콩쿨에서 우승했는데 이후 바로크 첼로를 연주해왔으며 콘티누오 연주자로서, 챔버 음악 연주자로서, 그리고 솔로이스트로서 명성을 쌓아왔다.
18세기 오케스트라의 여타 주자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고음악 전문 단체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해 왔다.
18세기 오케스트라, 무지카 암피온, 무지카 알타 리파, 칸투스 쾰른의 멤버로 활동했으며, 유럽의 여러 고음악 단체들과 함께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로그램
6월 19일(금) 20:00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하이든홀)
모차르트_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 K.621 Mozart_Overture K.621 La Clemenza di Tito
모차르트_ 오보에 협주곡 K.314 Mozart_Oboe concerto in C K.314
모차르트_ 콘체르트 아리아 Mozart_Ah, questo seno...Or che il cielo K.374
모차르트_ 교향곡 No.41 ‘주피터’ Mozart_Symphony No.41 Jupiter
6월 20일(토) 20:00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하이든_ 교향곡 No.104 ‘런던’ Haydn Symphony No.104 in D London
모차르트_ 콘체르트 아리아 K.418 Mozart Vorrei Spiegarvi, oh Dio! KV 418
베토벤_ 교향곡 7번 Op.92 Beethoven Symphony No.7 Op.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