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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말머리 [이모젠 쿠퍼] 달고 신청 사연 남겨주세요 **
1. 일시 : 2015년 6월 21일 (일) 오후 5시
2. 장소 : LG아트센터
3. 초대인원 : 5쌍 (1인 2매, 총 10매)
4. 작품설명 :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
Pianist Imogen Cooper
“이모젠 쿠퍼를 위대한 슈베르트 해석자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다”
- 영국 그라모폰誌
“주제 구조에 대한 뚜렷한 이해, 음색을 만들어가는 감각이 갖춰진 쿠퍼의 해석은 온전한 권위를 갖고 있다. 이 미덕들이 세련된 선율, 숨막힐 듯 다양한 음색과 결합되어 최고 경지의 슈베르트 연주를 들려준다. 특히 라이브로 녹음된 이 음반에서는 공연의 흥분이 눈에 보이는 듯 생생하다.”
-인터내셔널 레코드 리뷰
“이모젠 쿠퍼는 영국이 배출한 가장 위대한 음악인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좀처럼 과시하는 법이 없다. 모차르트, 슈만, 슈베르트가 우리 시대 인물이라면 그녀를 위해 곡을 써주었을 것이다. 그녀에게는 시적이고 성찰적인 면모가 있는데, 이는 그녀의 연주에서도 언제나 드러난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것은 이모젠의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장담하건대, 오케스트라 연주자 아무에게나 가장 뛰어난 모차르트 피아니스트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4-5명 중 3명은 제일 먼저 이모젠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오케스트라 연주자야말로 가장 까다로운 평론가다.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금의 그녀처럼 이모젠의 음악도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된다. 경쾌함과 유머, 위트와 위험해 보이는 도전까지. 이는 시인에게서도 잘 볼 수 없는 특별한 점이다.”
? 사이먼 래틀 卿
***‘숨은 슈베르트 명연’의 주인공, 이모젠 쿠퍼의 첫 내한!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 라두 루푸, 알프레드 브렌델, 머레이 페라이어 등 슈베르트 피아노곡의 유명한 대가들 속에서 ‘숨은 명연’의 주인공으로 국내 애호가들 사이에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는 영국의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Imogen Cooper, 1949년 생)가 오는 6월 처음으로 한국 팬을 만난다.
이모젠 쿠퍼는 어린 나이에 혜성처럼 나타나 이름을 날린 천재 연주자라기보다는, 서서히 무르익어 탄탄하게 구축한 자신의 음악세계를 바탕으로 작곡가의 핵심을 파고드는 깊이 있는 연주자로 사랑 받고 있다. 특히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 빈 고전주의와 슈만, 브람스 등 독일 낭만주의 음악에서 누구보다 마음 깊이 와 닿는 연주로 두각을 보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그녀가 특히 이름이 높은 슈베르트 해석의 초석은 20대 초에 이루어진 알프레드 브렌델(Alfred Brendel, 1931년 생, 모라비아에서 태어난 오스트리아의 명피아니스트로,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존경 받으며 지난 2008년 60년간의 연주활동을 뒤로 하고 영예로운 은퇴무대를 가졌다. 연주자뿐 아니라 음악비평가, 시인으로서 많은 저술을 남기고 있다)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쿠퍼는 우리 시대 살아있는 거장으로 추앙 받고 있는 브렌델을 빈으로 찾아가 슈베르트를 배우며 철저한 악보 분석은 물론, 곡의 핵심인 가장 내밀하고 심오한 정서까지 담아냄으로써 마침내 슈베르트를 완전히 체득한 자신만의 해석을 확립했다.
***시(詩)처럼 다가오는 최고 경지의 슈베르트
누구보다 시적(詩的)이면서도 사색적인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정평이 높은 쿠퍼는 이미 1990년대에 슈베르트의 피아노곡집을 녹음(Ottavo 레이블)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자신의 해석을 진일보시켜 2009-10년에는 3집에 걸쳐 소나타와 소품들을 라이브로 녹음(Avie 레이블)하여 “쿠퍼를 위대한 슈베르트 해석자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다”(그라모폰지)는 등의 높은 찬사를 끌어내며 대표적인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의 한 명으로서 그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뒤늦은 감이 있는 이모젠 쿠퍼의 첫 국내 무대에서 전세계 음악애호가들의 슈베르트 컬렉션에 추가된 바로 그 명연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밝고 경쾌한 “12개의 독일 춤곡”(D.790)을 비롯하여 슈베르트가 죽기 전 마지막 창작력을 분출할 당시에 남긴 세 곡의 위대한 후기 피아노 소나타 중 A장조 소나타(D.959), 그리고 쿠퍼가 최근 활발하게 연주하며 호평 받고 있는 슈만과 쇼팽의 명곡들을 다양한 색채를 가진 그녀만의 서정적이고 고결한 피아노 연주로 만나며 깊은 여운과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 Imogen Cooper
“현재 활동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하나. 가서 들으라, 그리고 이 나라에서, 그리고 그 어디서도 이보다 나은 현역 피아니스트가 몇 명이나 될는지 생각해보라.”
? 데일리 텔레그라프
“다양한 음색, 섬세한 디테일, 노래하는 선율, 몰아치는 순간에도 자유로운 템포,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움 등이 그 어떤 연주보다 대단하다.” ? 선데이 타임즈
“이모젠 쿠퍼는 슈베르트 연주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지성과 감성의 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표현 풍부한 테크닉과 음악적 개성은 온전히 작곡가를 위해 존재한다.” ? 그라모폰지
뛰어난 기교와 시적인 연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영국의 피아니스트인 이모젠 쿠퍼(Imogen Cooper)는 고전주의 레퍼토리의 가장 훌륭한 해석자의 한 명으로 명성을 굳건히 하고 있다. 그녀는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명(名)연주로 특히 이름이 높지만, 최근엔 슈만과 브람스 연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첫 번째 멘토, 알프레드 브렌델
음악평론가인 아버지와 아마추어 가수인 어머니를 둔 이모젠 쿠퍼는 3살 때부터 피아노 의자에 올라 피아노 음을 치며 노는 등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게 되었고 5살 때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막연히 결심하면서 전문 연주가의 꿈을 키웠다. 12살의 어린 나이에 음악공부에 매진하고자 홀로 파리로 건너가 파리 음악원에서 자크 페브리에(Jacques Fevrier)와 이본 르페뷔르(Yvonne Lefebure)를 사사했다. 하지만 빈 고전주의에 대한 탁월한 해석의 발판은 파리 음악원 이후 20대 초반에 만난 알프레드 브렌델(Alfred Brendel)을 통해서였다. 쿠퍼는 비엔나로 브렌델을 찾아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중심으로 7주간 함께 공부하면서 단순히 피아노를 다루는 기교를 넘어 작곡가의 의도와 곡의 핵심 정서를 파고들어 자연스럽게 연주에 드러내는 진지한 음악가 정신에 대해 깨닫게 된다. 이후 수 차례 더 브렌델과의 수업을 거치면서 이 대가 피아니스트와 사제지간이 아닌 음악동료로서 교감하며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등을 녹음(Philips, 1978년 발매)하고 슈베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D.940을 파리에서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도 ‘음악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만남이나 전환점은 없었다’고 말할 만큼 이모젠 쿠퍼는 거듭되는 연주를 통해서 서서히 자신의 음악적 내면을 채워나가는 대기만성형의 면모를 보여왔다.
- 슈베르트
“이모젠 쿠퍼의 슈베르트 연주 실황은 위대한 반열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다. 그녀는 스튜디오 녹음의 한계에서 벗어나 용기 있게 도전하여 더욱 진보한 연주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D959 소나타에서 보여준 연주는 대단하다. 이미 뛰어난 녹음과 연주로 가득할지 모르지만, 이보다 음악을 깊이 느끼고 열정적으로 임한 연주는 거의 없다.” ? 그라모폰지
브렌델을 통해 깊어진 그녀의 슈베르트에 대한 애정은 1984년 위그모어홀에서 펼친 슈베르트 후기 피아노곡 연주 시리즈와 1980년대 후반 네덜란드 오타보(Ottavo) 레이블이 발매한 <슈베르트의 마지막 6년 Schubert: The Last Six Years, 1823-1828>이라는 제목으로 녹음한 그녀의 솔로 시리즈에서 결실을 맺는다. 총 6개의 앨범에서 피아노 소나타를 비롯하여, “악흥의 순간”, “독일 춤곡”, “즉흥곡” 등을 담은 이 시리즈는 쿠퍼를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인지하기에 충분할 만큼 높은 경지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2009-10년 쿠퍼가 아비(Avie) 레이블을 통해 다시 한번 내놓은 슈베르트 후기 작품들을 내놓았다. 라이브로 녹음된 이 앨범들은 오타보 이후 20년의 세월만큼 더욱 무르익고 더욱 심오해진 그녀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서 높은 찬사를 이끌어냈고 이제 쿠퍼는 루푸, 페라이어, 자신의 멘토인 브렌델 등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슈베르트의 대가’로 확고히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 이모젠 쿠퍼의 다양한 면모
그렇다고 쿠퍼가 슈베르트를 비롯한 빈 고전주의에 천착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활발히 연주하고 있는 쿠퍼는 2014-15시즌 동안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과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에서 라벨의 G장조 협주곡을 연주하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면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하고, 시카고에서는 “뮤직 오크 바로크”와 같은 곡을 협연하며, 시애틀 심포니를 직접 지휘하며 모차르트를 협연한다. 지난 시즌에는 런던 심포니와 협연했으며,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데뷔 연주를 가졌고, 그 동안 뉴욕필, 빈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보스턴 심포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NHK심포니 등과 협연했으며,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호주 체임버,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과 투어 연주를 펼쳤다. 이모젠 쿠퍼는 모든 주요 영국 오케스트라와 협연해왔으며, 특히 로열 노던 신포니아(모차르트 협주곡집 발매), 브리튼 신포니아와는 더욱 가까운 협력관계를 통해 협연과 지휘를 겸하기도 했다.
또한 솔리스트로서 런던의 위그모어홀과 퀸 엘리자베스홀의 ‘단골’ 초청 피아니스트로 리사이틀을 펼쳐왔으며, 파리, 뉴욕, 비엔나, 워싱턴, 필라델피아, 로테르담, 프라하, 슈베르티아데 등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독주회를 가졌다. 또한 2013년 BBC프롬스에서는 브리튼의 실내악으로 구성한 연주 및 슈베르트 리사이틀(솔로 소나타 및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와의 듀오) 등 2회의 공연을 로열 앨버트홀에서 펼친 바 있다.
비교적 늦게 현대음악에 진입하여 이제는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한 이모젠 쿠퍼는 첼튼햄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작곡가 토마스 아데(Thomas Ades)의 Traced Overhead(1996)과 디어드르 그리빈(Deirdre Gribbin)의 Decorated Skin(2003) 등 두 곡을 초연했다. 또한 1996년 베를린필 단원들과 함께 당시 비올라 주자였던 브렛 딘(Brett Dean)이 쓴 5중주 “Voices of Angels”를 초연하기도 했다. 열정적인 실내악 연주자로서 쿠퍼는 벨시아 4중주단, 첼리스트 소냐 비더-아더톤과 정기적으로 연주하고 있으며, 가곡 연주자로서 오랫동안 공연과 녹음을 함께 하고 있는 바리톤 볼프강 홀츠마이어(Wolfgang Holtzmair, 오는 6월 서울시향 협연 예정)와의 파트너쉽은 널리 알려져 있다.(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 “겨울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및 베토벤, 볼프, 슈만 등의 주요 가곡을 ‘필립스’ 및 ‘위그모어 라이브’ 레이블에서 녹음) 쿠퍼의 디스코그라피는 로열 노던 신포니아와 모차르트 협주곡집(Avie), 위그모어홀에서의 솔로 리사이틀(위그모어 라이브)를 비롯하여 앞서 언급한 ‘슈베르트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슈베르트의 후기 피아노곡 전곡을 높은 찬사 속에 녹음했으며, 가장 최근의 음반으로는 샨도스(Chandos) 레이블에서 녹음한 음반은 브람스와 슈만, 로베르트 & 클라라 슈만의 작품집이 있다.
이모젠 쿠퍼는 2007년 영국 여왕의 New Year Honour를 통해 CBE(Command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를 받았으며,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로부터 2008년 상을 수여 받았다. 1997년 영국 왕립음악원으로부터 명예회원직을 받았으며, 1999년 Exeter 대학에서 음악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다. 쿠퍼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2012-13년 ‘고전음악과 음악교육의 인문학’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 이모젠 쿠퍼가 말하는 알프레드 브렌델과의 첫 만남
(BBC뮤직 매거진 1997년 1월호 이모젠 쿠퍼가 기고한 “슈베르트 재평가 Schubert Re-assessed” 중)
파리에서 공부하던 15살 때 나는 오래된 전축과 몇 개의 음반을 빌려 들었는데, 그 중 슈베르트의 C장조 현악5중주가 있었다. 이 때가 나의 첫 슈베르트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때 난 어두운 호스텔 식당에 앉아 몇 시간이고 음악을 반복하며 들으며 이 곡에 빠져들었고 이 곡이 나를 잡아끄는 이유가 무얼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몇 년 후 알프레드 브렌델에게 배우기 위해 비엔나를 찾아간 것도 내게는 자연스런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브렌델과 보낸 6주 중 나의 첫 레슨 곡으로 슈베르트의 위대한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한 곡인 D.784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나와 슈베르트의 오랜 관계가 시작되었다. 또한 일에 대한 나의 태도 역시 이 때를 계기로 새롭게 성숙해졌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브렌델은 바로 그 첫 레슨에서부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내 소리를 듣도록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안단테 악장의 첫 화음에만 20분을 할애했다. 그는 단순한 F장조 4성 화음임에도 사운드와 컬러, 분위기가 깨지지 않도록 아주 철저한 분석과 연습을 끌어냈다. 모든 것들이 최상의 수준으로 요구되었고, 그 첫 화음이 만들어진 이후엔 나머지 프레이즈는, 맹세컨대, 저절로 따라왔다.
셋잇단 음표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마지막 악장이 불러일으킨 유일한 그의 코멘트는 ‘음… 빠르게 연주할 수 있는 건 매우 인상적이긴 한데…’였다. 슈베르트의 미스테리, 그의 빛과 그늘을 빠르게 알아가면서 내 안에서 즉각적인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즉 내가 상당히 자부심을 가졌던 파리 시절 이후의 효율적인 손가락 움직임, 자연스러운 사운드는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내게는 그것이 명함 같은 것이었는데, 사실 나라는 연주자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더군다나 내가 연주하는 음악에 대해서는 알려주는 바가 조금도 없었다. 짐작컨대, 나의 그 명함을 존중하지만 음악적으로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았던 브렌델은 내가 어리다거나 연주 경력이 아직 많지 않다고 해서 봐주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그는 나의 귀와 상상력을 극한으로 확장시켜줌으로써, A단조 소나타(D.784)는 황량한 시작부터 무섭게 가차없는 마무리까지 내 상상력 성장의 이상적인 번식지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훌륭한 슈베르트 연주에 요구되는 대부분의 전제조건들을 알게 되었다.
- 해외 인터뷰
대기만성 The Slow Burner
영국 가디언지 2008년 5월 15일자
어떤 스승은 그녀를 ‘미지근한 물’에 비유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는 스스로 ‘월드 클래스’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글. 스티븐 모스)
이모젠 쿠퍼에게는 사람의 주의를 끄는 위엄이 있다. 그녀의 집도 완벽하고 그녀가 끓이는 커피 역시 완벽하지만, 대화를 하면서 그녀의 위엄 있는 외모는 그저 보이는 것뿐이라는 게 확실해졌다. 실제로, 이 아티스트는 자신의 경력 가운데 특이한 것에 대해, 또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것까지도 기꺼이 말해주었다.
미국의 한 평론가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클래식 팬들에게 이모젠 쿠퍼라는 이름은 위대한 콘서트 피아니스트를 논할 때 얼른 떠오르는 이름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는 그녀의 연주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녀가 아직 58세(2008년 당시)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의를 끌었다고 했다. 필자도 바로 그 점을 공감하고 싶다.
쿠퍼가 바렌보임, 브렌델, 아르헤리치, 폴리니, 페라이어, 플레트뇨프, 안스네스 등 소위 세계적인 피아니트들의 ‘엘리트 서클’에 꼽히지 않는다 하니, 그녀가 즉각 그것의 의미를 묻는다. “엘리트 서클이 뭐죠? 나는 그 안에 들지 못해도 상관 없어요. 그 결과가 파워풀한 것이기만 하다면.” 공식적인 프로필을 보면, 그녀는 수많은 음반을 녹음했지만 메이저 레이블과 장기 계약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빅 레이블들이 연주자와 음반 수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음반 산업은 이제 보다 실력 중심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정상에 오른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투지와 저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라고 쿠퍼는 말한다.
이모젠 쿠퍼는 음악 평론가인 아버지와 아마추어 가수인 어머니를 둔 음악적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3살 때 피아노 의자에 올라 노닥거리며 ‘이건 내 것’이라고 생각하며 놀았던 것 같아요.” 12세의 어린 나이에 쿠퍼는 파리 유학을 감행했다. 그것도 혼자서 말이다. 그 곳에서 6년을 살며 파리 음악원을 다녔다. 즉 음악 외의 다른 교육은 받은 것이 없었던 것이다. 영국으로 돌아오자마자 24세가 될 때까지 부모님과 함께 지냈는데, 이는 일반적인 젊은이들의 생활 패턴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내 나이또래의 친구가 영국에는 없을뿐더러, 하루에 4-5시간씩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요. 나이트클럽 등 1960년대 후반에 젊은이들이 즐겼던 것들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이 흔치 않은 유형의 감성 발달로 인해 그녀의 대기만성형 커리어가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40대가 되어서야, 특히 지금의 50대가 되고 나니 그녀는 자신에 대한 더욱 분명한 이해가 생겼다고 한다.
파리에서 돌아온 후 얼마 되지 않아 쿠퍼는 알프레드 브렌델에게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브렌델은 당시 자신이 살고 있는 비엔나로 오라고 하여 그녀와 7주간 함께 공부했고, 그 이듬해에도 그녀는 비엔나로 브렌델을 찾아갔다. “브렌델은 매우 까다로웠고, 나이가 어리다고 봐주는 것도 없었어요. 그에게 연주 테이프들을 가져가 함께 들으며 얘기를 나눴지요. 그리고 가끔 그는 자신이 새로이 배우는 곡을 제게 연주해주기도 했어요. 그는 악보랑 연필을 주면서 코멘트하고 싶은 게 있으면 써보라고 했어요. 생각해보세요, 23살에 어떻게 감히 브렌델에게 이런 이런 패시지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그런 점에서 브렌델은 너그럽고 훌륭했어요. 이후 우리는 모차르트의 이중, 삼중 협주곡을 함께 녹음했고, 지금까지 쭉 그는 나를 제자가 아닌 동료로 여겨주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 개성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청사진이 되고 싶진 않다.” 그녀의 사용한 단어인 청사진은 복제를 의미하는데, 이는 프랑스에서 6년을 보내면서 의식적으로 자신의 억양을 대륙화시키느라 그녀의 말투가 약간 특이해진 결과다. 따라서 그녀를 전적으로 ‘영국 피아니스트’라 구분 짓는 것은 언제나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파리와, 빈, 그리고 고향 영국의 흥미로운 결합인 셈이다.
브렌델 이후 커리어를 쌓아가는 험난한 길이 시작됐다. 쿠퍼는 영국 연주자가 우승할 수 있는 기회라며 리즈 콩쿠르에 참가하라는 강한 권유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브렌델이 반대했죠. 하지만 그에게 감사해요. 브렌델은 ‘너는 천천히 성장하는 연주자다. 거기에 필요한 것만 가지고 있어. 천천히 네 길을 가라’고요.” 파리에서의 공부를 통해 그녀는 극복해야 할 점을 알게 되었다. “내 스승들의 가르침이 워낙 터프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훌륭한 연주자지만 좋은 정신과 의사는 아니었던 어떤 스승은 나를 ‘미지근한 물’이라 부르기도 하고 내가 ‘여리다’고 말하곤 했죠.”
원래 고전주의 레퍼토리(특히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에 집중하는 솔리스트였던 쿠퍼는 40대 이후부터 실내악과 현대음악, 가곡으로 점차 그 영역을 넓혔다. 바리톤 볼프강 홀츠마이어의 가곡 파트너, 첼리스트 소냐 비더-아더톤과 토마스 아데스, 디어드르 그리빈, 브렛 딘의 곡들을 초연했으며 브리튼 신포니아 및 노던 신포니아와 긴밀히 작업해 왔다.
그렇다면 지금이 쿠퍼의 전성기일까? 그녀에게 아이는 없지만 연주를 하며 느끼는 즐거움은 대단히 크다고 한다. 그녀는 피아노 연주는 테크닉의 연마가 아니라 깊어진 사고와 감성을 표현하는 끝없는 시도라고 강하게 말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슈베르트 리사이틀을 한 적이 있어요. 18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녀가 공연 후에 찾아와 ‘클래식 콘서트는 처음이에요. 내가 느낀 걸 말씀 드려도 될까요? 두려움과 공포, 죽음, 온유함을 들었어요. 매우 고독한 존재를요.’ 그 소녀는 이 음악을 정확하게 설명했어요. 슈베르트를 전혀 모르던 소녀가요. 그런 게 기적이지요. 음악이라는 무언(無言)의 언어로 마음의 언어를 찾아낼 수 있으니까요.”
#프로그램
쇼팽 (1810-1849) 뱃노래 Op.60
Frederic CHOPIN Barcarolle Op. 60
슈만 (1810-1856) 유모레스크 Op.20
Robert SCHUMANN Humoresque Op. 20
- 인터미션 Interval-
슈베르트 (1797-1828) 12곡의 독일 춤곡 D.790
Franz SCHUBERT 12 Deutsche Tanze D.790
슈베르트 (1797-1828) 피아노 소나타 A장조 D.959
Franz SCHUBERT Piano Sonata in A major D.959